유럽과 중동에서 구매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인공지능(AI)으로 새롭게 부를 축적한 미국 부유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테네시주 내슈빌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첫 매장을 연 데 이어, 올여름 시카고 인근 윌멧에, 9월에는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추가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는 올해 신규 매장의 대부분을 미국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특히 뉴욕 5번가에 세계 최대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하반기에 열 예정이다.
디올과 구찌는 지난달 미국에서 여행 컬렉션을 공개했으며, 제냐(Zegna)는 2027년 여름 컬렉션을 로스앤젤레스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AllianceBernstein)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르쿠스 모리스-이튼은 “미국 고소득층 소비자는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AI 주식 급등으로 인한 자산 증가가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AI가 만든 새로운 부자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미국 AI 스타트업에서만 19명의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했으며, 이들의 총 자산 규모는 539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25년 기준 AI 관련 억만장자 41명을 포함한 수치다.
럭셔리 업계는 중동 지역의 이란 전쟁 영향과 중국의 디플레이션·부동산 위기로 인한 소비 위축 속에서 미국의 ‘AI 부자’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실제 1분기 실적에서 리치몬트(까르띠에 모회사)는 미주 지역 매출이 18% 증가 하며 9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랄프 로렌과 코치의 모회사 태피스트리(Tapestry) 역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Savills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북미는 전 세계 신규 럭셔리 매장 오픈 비중 27%로 유럽(26%)과 중국(19%)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토드 시겔 사빌스 미국 리테일 사업 사장은 “많은 브랜드가 미국을 아직 충분히 공략되지 않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캘리포니아나 뉴욕보다 세금이 낮은 2·3선 도시로 부유층이 이동하는 추세도 매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럭셔리 업계는 AI 기술 발전으로 급부상하는 새로운 부유층을 겨냥해 미국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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