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기술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아세안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결제 서비스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핀테크, 블록체인 분야를 중심으로 베트남 기술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기술 수출국’으로의 도약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베트남 기술 서비스가 실제 상용화되면서 베트남 디지털 경제의 국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전자지갑, 국경 넘어 결제 혁신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 전자결제 플랫폼들의 해외 진출이다.
베트남 최대 전자지갑 서비스 중 하나인 모모(MoMo)는 현재 5개 대륙 60개국 이상에서 1억 개 이상의 결제 가맹점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또 다른 전자결제 플랫폼인 잘로페이(Zalopay) 역시 베트남 이용자들이 싱가포르, 일본,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국가에서 QR코드 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잘로페이의 월간 국제 결제 규모는 약 200억 동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베트남 디지털 결제 기술이 단순 국내 서비스를 넘어 국제 결제 생태계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SaaS·기업용 소프트웨어도 해외 공략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베트남 기업들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인적자원관리(HRM) 플랫폼 탄카(Tanca)는 현재 약 15개국에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캄보디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탄카는 자체 플랫폼 판매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통 전략을 병행하며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회사 측은 AI 기술 발전이 제품 현지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여 베트남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동남아시아 SaaS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플랫폼의 영향력이 크지만,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베트남 기업들에게도 충분한 성장 기회가 존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FPT, 태국·싱가포르서 AI 협력 확대
베트남 최대 IT 기업 중 하나인 FPT 코퍼레이션도 아세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베트남-태국 비즈니스 포럼과 베트남-싱가포르 기술협력 포럼에서 FPT는 농업, 제조업, 금융, 물류, 에너지 분야 주요 기업들과 AI 및 디지털 전환 관련 전략적 협력 계약 6건을 체결했다. 태국에서는 Charoen Pokphand Foods와 SCG, 싱가포르에서는 UOB, Sembcorp, Singapore Airport Terminal Services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IT 서비스가 단순 외주 개발 단계를 넘어 디지털 전환과 AI 혁신 분야의 전략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스타트업 생태계도 성장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최근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 호찌민시 혁신창업센터(SIHUB), 싱가포르 기업개발청, 인도네시아 디지털기술부 등과 협력해 동남아시아 AI 스타트업 혁신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500개 이상의 베트남 스타트업이 사업화와 글로벌 진출 지원을 받았다.
특히 AI, 핀테크, 블록체인, 헬스테크, 에듀테크, 물류기술, 농업기술 분야에서 베트남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세안은 베트남 스타트업의 첫 번째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가 베트남 기술기업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성장 잠재력이 큰 해외 시장이라고 분석한다. 약 7억 명 규모의 인구와 빠른 디지털 전환,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을 바탕으로 아세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권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국가별로 법률 체계와 소비 성향, 결제 문화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현지화 전략이 성공의 핵심 요소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스타트업들은 우수한 개발 역량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진출 시에는 현지 파트너십 구축과 시장 맞춤형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030년 기술 수출 550억 달러 목표
베트남 정부도 기술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승인된 ‘2030 디지털 기술기업 해외 진출 지원 프로젝트’는 베트남이 기술 수출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창출하는 디지털 기술기업 5,000개 육성 ▲디지털 기술 수출액 550억 달러 달성 ▲연매출 20억 달러 이상 기업 60개 육성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 글로벌 기술기업 5개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해외 기업과의 인수합병(M&A), 합작투자(JV), 전략적 제휴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베트남이 제조업 중심 경제를 넘어 디지털 기술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 기술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아세안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베트남’ 기술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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