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베트남 부동산 투자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재편됐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직면한 자산가들이 친환경 및 에너지 효율 인증을 획득한 프로젝트를 M&A(인수합병) 거래의 필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장기적인 운영 비용 절감이 글로벌 자본 유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결과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부동산 M&A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전 세계 임차인과 투자자들이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높은 자본 비용 환경 속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인프라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상반기 베트남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 자본의 82.6%는 제조업 및 가공업 부문으로 유입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전체 유입액의 7.4%에 그친 부동산 M&A 자체보다는 실제 공장 생산라인 구축과 물류 운영 자산에 재원을 우선 배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떠미박(Ta My Bach) JLL 베트남 자본시장 담당 이사는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전례 없이 까다롭고 신중해졌다”라며 “현재의 자본은 자산의 투명성이 높고 법적 리스크가 없으며, 독보적인 입지와 인프라 연결성을 갖춘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선별적으로 집중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신중한 분위기 속에서도 주거 부문을 중심으로 대형 거래가 잇따라 성사되며 시장을 주도했다. 대표적으로 호치민시 투티엠에 들어서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롯데 에코 스마트 시티(Lotte Eco Smart City)’는 팟닷(Phat Dat)으로부터 롯데와의 합작 투자 참여를 위한 3,400만 달러의 계약금을 확보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남부 야베 지역에서는 TT 캐피탈이 일본의 코스모스 이니티아(Cosmos Initia), 코테라스(Koterasu), 히노키야(Hinokiya) 등 일본계 파트너십 연합과 손잡고 다오쑤틱 거리 인근의 1.9헥타르 규모 개발 부지를 약 3,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 같은 M&A 열풍은 소매 유통 및 숙박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인 호치민시의 경기 지표도 완연한 회복세를 증명하고 있다. 호치민시 건설국에 따르면 지난 2022~2024년의 극심한 침체기를 지나 유동성과 경제 지표가 일제히 반등했다. 2026년 첫 5개월간 호치민시의 부동산 사업 매출은 126조 동을 돌파했으며, 활동 관련 대출 잔액은 1,500조 동, 전체 투자 및 사업 활동 규모는 538조 동을 넘어섰다. 또한 현재 호치민시는 총 145조 동 규모의 대형 개발 사업 중 5개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집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 건설부는 2026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과 물량 흡수 능력이 상반기 수준을 크게 웃돌며 견고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겠지만 무분별한 폭등보다는 입지가 뛰어나고 실제 거주 수요를 충족하며, 무엇보다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철저한 '차별화 양극화'가 전개될 전망이다. 향후 베트남 부동산 개발사들의 성패는 자산의 탄소 배출 저감 및 친환경 가치를 얼마나 빠르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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