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경북 봉화군이 베트남과의 800년 역사적 인연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 구축에 나선다.
한국 중소벤처기업부는 경상북도 봉화군을 '특별지역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총 3,476억 원(약 2억5,300만 달러) 규모의 'K-베트남 밸리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봉화군은 서울에서 남동쪽으로 약 210km 떨어진 산간 지역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베트남과의 역사·문화적 연결성을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약 800년 전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한국과 베트남의 특별한 역사적 인연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13세기 베트남 리(李) 왕조의 왕족인 이용상(베트남명 리롱뜨엉, Lý Long Tường) 왕자는 왕조 교체 과정에서 고려로 망명했으며, 당시 고려 고종으로부터 토지와 정착을 허락받았다.
이후 그는 몽골 침입 당시 고려 방어에 공을 세웠고, 그의 후손들은 화산 이씨 가문을 형성해 현재까지 봉화군 일대에 거주하고 있다.
봉화군에는 임진왜란 당시 전사한 화산 이씨 후손을 기리는 충효당도 남아 있으며, 한국에서 베트남 왕실의 혈통과 역사를 함께 간직한 유일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활용해 봉화군을 한·베 문화교류와 관광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봉화 K-베트남 밸리 특별구역은 800년에 걸친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 역사를 문화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약 88만㎡ 부지에 조성되며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핵심 시설로는 약 2,000억 원을 투입하는 리 왕조 역사·문화교육센터가 건립된다. 이 시설은 관광 명소 역할뿐 아니라 베트남 출신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교육·정착 지원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창평저수지 일대에는 베트남 테마 리조트가 들어서며, 백두대간 권역에는 스마트농업 단지와 생태관광 인프라가 조성된다.
정부는 사업 추진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와 체류 절차를 비롯해 도시계획, 토지 수용, 주택 공급 등 총 10개 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특례도 적용하기로 했다.
특별지역개발구역 제도는 지역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일부 법률과 행정 규제를 완화하는 제도로, 현재 전국 13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171개 특별구역이 운영되고 있다.
봉화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베트남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봉화군의 K-베트남 밸리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개발 사업을 넘어 역사와 문화, 관광, 스마트농업을 결합한 새로운 지역 활성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 간 800년의 역사적 인연을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해 관광객과 투자 유치, 다문화 교류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봉화군은 한·베 교류의 대표 거점이자 지방소멸 대응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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