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보건 당국은 전 세계 31개국에서 콜레라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질병이 베트남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 경고를 발령했다. 베트남 보건부 산하 질병예방국(VADP)은 지난 일요일(9월 7일) 전 세계 콜레라 상황에 대한 최신 정보와 예방 권고안을 발표했다.
베트남은 지난 12년간 콜레라 발병 사례가 없었지만, VADP는 다수 국가에서 진행 중인 유행을 고려할 때 감염 위험이 배제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베트남의 활발한 무역과 관광 교류가 질병 유입의 주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5년 1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31개국에서 총 409,222건의 콜레라 사례와 4,738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발병 건수는 20% 감소했으나 사망자는 46% 증가한 수치다. 특히 6개국은 치사율이 1%를 초과하며 심각한 상황을 드러냈다. WHO는 글로벌 콜레라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며, 국가 내·외 확산 위험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콜레라, 심각한 감염병
VADP는 콜레라가 설사, 탈수, 급성 전해질 불균형을 특징으로 하는 감염병으로, 대규모 발병 시 높은 치사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질병은 주로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소화관으로 전파되며, 비브리오 콜레라(Vibrio cholerae)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이 세균은 수산물, 특히 플랑크톤, 조류, 새우, 게, 조개, 달팽이와 같은 수생 동물에서 흔히 발견된다.
감염자의 약 75%는 무증상이지만, 7~14일 동안 환경으로 세균을 배출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80%는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질환을 겪지만, 20%는 심각한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세균은 강어귀나 해안 근처의 기수(汽水) 환경에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
예방 권고안
베트남 보건부는 콜레라 발병률이 높은 국가나 지역에서 귀국한 사람은 5일간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했다. 비정상적인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찰과 치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시민들은 △음식 조리 및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 비누로 손 씻기 △주변 환경 청결 유지 △파리 관리 △음식을 완전히 익혀 먹기 △끓인 물 마시기 △수원 보호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킬 것을 촉구했다.
심한 구토와 설사로 심각한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며 자가 치료를 피해야 한다. 콜레라 발병률이 높은 지역을 방문한 여행자나 비즈니스 방문객은 건강 상태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증상이 있을 시 지역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글로벌 협력과 대응
WHO는 콜레라 통제를 위해 역학 감시 강화, 진단 능력 향상, 치료 접근성 개선, 수질·위생·감염 예방 관리(WASH) 실천, 지역사회 참여 촉진, 백신 캠페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아프리카 CDC와 WHO는 ‘아프리카 콜레라 비상 대비 및 대응 계획 1.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콜레라를 통제·제거하겠다는 아프리카 정상들의 약속을 뒷받침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WHO와 협력해 글로벌 콜레라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국내 유입 위험을 평가하며, 지역 보건소에 예방 조치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