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의 상징' 팜낫브엉, 자산 150억 달러 돌파… 삼성 회장·트럼프 제치고 세계 175위

  • 등록 2025.09.20 1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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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국민 기업' 빈그룹(Vingroup)을 이끄는 팜낫브엉(Pham Nhat Vuong) 회장이 세계 부호 순위에서 새 역사를 썼다. 그의 자산이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돌파하며, 베트남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베트남 경제의 글로벌 도약을 상징하는 이정표이자, 아시아 신흥 시장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포브스(Forbes)가 19일(현지시간) 업데이트한 세계 부호 순위에 따르면, 팜 회장의 자산은 150억 달러로 집계돼 175위를 기록했다. 이 액수는 베트남 최대 은행인 BIDV(베트남 투자개발은행)와 비엣띤은행(베트남 산업상업은행)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크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약 120억 달러),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약 70억 달러), 전설적인 투기꾼 조지 소로스(약 80억 달러) 등 유명 인사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안착한 것이다.

 

이 같은 '부의 폭발'은 빈그룹 주식(VIC)의 폭등에서 비롯됐다. 2025년 초부터 VIC 주가는 무려 28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인 주당 15만 3,200 동(약 8,500원)를 찍었다. 이에 따라 빈그룹의 시가총액은 590조 동(약 220억 달러)로 치솟았고, 연초 대비 43만 5,000억 VND 증가했다. 팜 회장의 직접·간접 보유 자산만 베트남 증시에서 283조 동에 달한다. 이는 BIDV, VietinBank뿐 아니라 Techcombank, VPBank 등 대형 은행들의 시총을 웃도는 수준이다.

 

빈그룹의 주가 랠리는 단순한 시장 열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타임(TIME)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최고 기업(World's Best Companies)'에 베트남 기업으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 영예는 빈그룹의 기술·산업·부동산 분야에서의 혁신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실적은 눈부시다. 빈그룹은 매출 130조 4,760억 동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 성장했다. 비용을 공제한 세전 이익은 11조 1,590억 동으로 69% 증가했다. 특히 기술·산업 부문에서 빈패스트(VinFast)의 성과가 돋보인다. 전기차 시장에서 7만 2,167대를 납품하며 전년 대비 3.2배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자동차 선두를 지키며 6만 7,569대를 판매했고, 전기 오토바이 부문에서는 11만 4,484대를 기록해 5.5배 성장했다.

 

무역·서비스 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부동산 매출이 70조 5천억 동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고, 빈홈스(Vinhomes)는 67조 5천억 동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 말 기준 미기록 매출은 138조 2천억 동에 달해 하반기 실적을 더욱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비엣캡(Vietcap) 증권의 최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빈패스트의 전기차 판매는 2025년 15만 1,000대, 2026년 18만 7,000대로 각각 55%와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의 그린 전환 정책이 전기차 인센티브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며, 빈패스트는 광범위한 충전 네트워크와 다채로운 제품 라인업, 우수한 애프터서비스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비엣캡은 빈그룹의 2025년 세전 이익을 20조 1천억 동으로 예측했다. 하반기에는 로열 아일랜드(Royal Island) 프로젝트와 대형 토지 거래로 부동산 매출이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 부문의 영업 이익도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며 산업 부문의 손실을 상쇄할 전망이다.

 

팜낫브엉의 성공은 베트남 경제의 축소판이다. 빈그룹은 전기차·부동산·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며, 아시아 신흥국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관건이다. 베트남 증시의 '킹메이커'가 세계 무대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정국 기자 jkangli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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