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Vingroup)의 주식(VIC)이 2025년 들어 70% 넘는 폭등세를 보인 가운데, SK그룹이 6년 만에 투자 철수한 타이밍이 ‘최악’으로 꼽히고 있다. 1월 매각한 5000만여 주만 보유했다면 10조 3천억 동 규모의 이익을 챙길 수 있었던 ‘실기(失機’)가 투자계에서 화제다.
SK그룹은 2024년 연간 보고서에서 VIC 지분 전량을 ‘매각 보유 자산’으로 분류하며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베트남 투자 문을 닫았다. 전통 산업 탈피와 재생에너지·바이오·전기차 배터리·수소·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로의 전환 전략에 따른 조치다. 이는 세계적 배출 감소와 에너지 전환 트렌드에 부합하는 로드맵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SK의 철수 시점이 VIC의 역사상 최강 상승 국면 직전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SK그룹 계열사 SK인베스트먼트 비나 II는 지난 1월16일 협상거래로 5086만 주(VIC)를 주당 평균 4만451동에 매각했다. 거래 후 SK의 빈그룹 지분율은 4.72%로 줄었고, 주요 주주 지위도 상실했다.
이 거래 불과 몇 달 만에 VIC는 2025년 시장 선두주자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올해 초부터 12월9일 오전10시(현지시간)까지 70.5% 상승하며 호치민증시(HOSE)에서 GEE(73.4%)에 이어 2위 성과를 냈다. 만약 SK가 해당 5100만 주를 현재까지 보유했다면 808% 수준의 수익률을 누렸을 전망으로, 약 10조 3천억 동 규모의 추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이 ‘기회 비용’ 규모가 SK의 전략적 후퇴를 재조명하게 만든다.
VIC의 2025년 강세는 탄탄한 펀더멘털에 기반한다. 지난 11월 주주총회에서 1:1 비율로 38억5000만 주 무상배당 계획이 승인되며 자본금이 77조 3천억 동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완료 시 빈그룹은 비금융 부문 최대 자본금 보유사로 올라서며 호아팟(HPG)을 제치고 비엣콤뱅크(VCB), MB(MBB), VP뱅크(VPB)에 이어 4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동시에 빈그룹 생태계는 에너지·소재·인프라·부동산·물류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가속화 중이다. 빈에너지(VinEnergo)는 하띤성에서 40조 동 규모의 두 풍력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빈메탈(VinMetal)은 연간 500만 톤 생산 능력의 첨단 산업용 강철 단지를 1단계 건설한다. 그룹은 포미나(Pomina)에 2년간 무이자 운전자본 대출을 지원하며 거버넌스 강화와 제품 판매에 참여한다.
부동산·인프라 부문에서는 빈홈스(Vinhomes) 하띤이 총 8조 8000억동 투자로 손드엉 국제항만 개발을 승인받아 2028년 2분기부터 10만 톤급 선박을 수용할 예정이다. 꽝닌성에서는 총 456조 동 규모의 하롱그린 메가 프로젝트가 A구역 시공과 B구역 부지정리 단계로 진행 중이다.
빈그룹은 고속철도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며 북남 노선 613억5000만 달러(약 84조원) 투자 제안 중 자본금 20%를 자체 부담한다. 호치민-껀저와 하노이-꽝닌 노선 연구도 병행하며 국가 교통 인프라 개발 야심을 과시한다.
이런 맥락에서 SK그룹의 VIC 강세장 직전 철수는 2025년 가장 주목받는 ‘미스 딜’ 중 하나로 부각됐다. 6년간 동행한 투자였던 만큼, SK 그룹의 베트남 전략 재정비가 시장에 남긴 교훈이다.
-출처: 베트남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