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형 샤크’ 투자자로 불리는 핀란드 PYN 엘리트 펀드(Elite Fund)가 올해 베트남 증시를 두고 “VN-지수를 ‘VIN-지수라고 불러야 한다”고 농담 섞인 비판을 내놓았다. 빈그룹(Vingroup) 계열 주식이 지수 움직임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투자자 레터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 페트리 데링(Petri Deryng)은 “업계에서 올해 VN-지수를 VIN-자수라고 우스갯소리로 부르는 사람이 많다”며 “소수 기업이 지수 전체 움직임을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빈그룹의 모회사 VIC는 VN-지수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이 한 종목의 등락만으로도 지수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데링은 VIC 상승이 공공투자 프로젝트에 힘입은 측면이 있지만, 핵심 사업인 빈패스트(VinFast) 전기차는 여전히 적자 상태라고 지적했다. “빈그룹 주가 밸류에이션은 미래 현금흐름에 크게 의존해 단기 수익으로 전환하기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PYN 엘리트 펀드는 VIC, VHM, VRE, VPL 등 빈그룹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 올해 VN-지수 대비 수익률이 크게 뒤처졌다. 연초 8개월간 순자산가치(NAV)는 약 30% 상승하며 지수와 비슷했으나, 12월 10일 기준으로는 14.8%에 그쳤다. 같은 기간 VN-지수는 약 35.7% 올랐지만, 빈그룹 주식을 제외하면 상승률은 14.8%에 불과했다.
데링은 “PYN 엘리트뿐 아니라 VEIL, VOF, KIM 등 대부분 액티브 펀드가 빈그룹 비중이 낮아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고 전했다. 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는 VIC 비중이 자동으로 커지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VanEck ETF는 유로 기준으로 40% 이상 상승했다.
다만 5년 장기 성과 비교에서는 PYN Elite가 61.5% 상승으로 VanEck의 19.4%를 크게 앞섰다. 데링은 “2025년 같은 특이한 해를 지나면 PYN Elite를 포함한 액티브 펀드들이 패시브 ETF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빈그룹 주가에 대해서는 일부 증권사도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호치민증권(HSC)은 올해 VIC 목표가를 상향했으나 현재 주가 대비 약 45% 낮은 수준에서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비엣캡 증권(VCI)은 최근 보고서에서 “VIC 주가가 지난 3개월간 두 배 올랐으나 중기 수익 전망을 크게 초과했다”며 에너지·인프라 등 신규 사업 진출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중기 기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장기 시장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PYN Elite는 2028년 VN-지수 목표치를 3200포인트로 제시하며 연평균 18~20% 수익률을 예상했다. 올해는 20%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펀드는 국내 수요 중심 경제 성장 전략과 대형 공공 프로젝트, 행정 개혁을 높이 평가했다. 상장 기업 대부분이 내수 중심이어서 새 경제 우선순위가 기업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시장 현대화도 긍정적이다. 거래 시스템 업그레이드, 선마진 제도 일부 폐지, 중앙청산소(CCP) 도입으로 결제 기간 단축 등이 진행 중이다.
PYN Elite Fund는 베트남 증시에서 대형주, 특히 은행·기술주에 적극 투자하는 핀란드 펀드로 ‘샤크’로 불린다. 11월 말 기준 운용자산은 약 8억9086만 유로(28조3000억 동 상당)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