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고금리와 무역 전쟁의 여파로 주춤한 가운데서도 전기차(EV) 시장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친환경 교통 혁명’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 등 신흥국들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 무역 장벽·정책 변화 뚫고 ‘2000만 대 시대’ 개막
최근 시장조사기관 BMI와 로 모션(Rho Motio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9,140만 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지난 해 전 세계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보다 360만 대 증가한 2,07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전환과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기준 완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 퇴출’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 인도·유럽 시장 ‘폭발적 성장’… 대중화 단계 진입
지역별로는 인도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인디아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인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77% 급증한 약 17만 7,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인도 북부 찬디가르의 경우 5년 만에 전기차 등록 대수가 16배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26배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유럽 역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유럽 내 전기차 판매는 34% 증가해 45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영국은 내년 신차 판매 10대 중 3대(29%)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가 ‘틈새 시장’을 넘어 본격적인 ‘대중 소비재’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떠오르는 스타’ 베트남… 빈패스트가 견인하는 녹색 혁명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최근 40%대까지 치솟으며 성장률 면에서 미국과 유럽을 앞질렀다. 그 중심에는 베트남 토종 브랜드 ‘빈패스트(VinFast)’가 있다.
빈패스트는 지난 12월 한 달간 2만 7,649대를 판매하며 단일 브랜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간 판매량은 17만 5,099대로, 기존 진출해 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기록을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15개월 연속 시장 1위라는 독주 체제를 굳힌 것이다.
두옹티투짱 빈패스트 글로벌 부사장은 “이번 성과는 베트남 국민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며 “베트남은 조만간 전기차 전환 속도 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2050년까지 ‘무공해 차량’ 100% 전환… 경제 효과도 기대
베트남 정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베트남은 2040년까지 화석 연료 차량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2050년까지 모든 운송 수단을 전기 및 수소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가치 사슬 전반에서 약 65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이 단순한 전기차 소비 시장을 넘어 생산과 개발의 중심지로 진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친환경 산업의 공급망에서 베트남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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