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이 2025년 약 460억 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5.6% 성장했으나, 당초 목표 대비 2% 하회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026년 들어 미국의 상호관세(보복관세)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업계는 판매가 압박, 납기 단축, 소량 주문 증가, 녹색 규제 불일치 등 복합 난관에 직면해 있다.
베트남섬유의류협회(VITAS)에 따르면, 2025년 섬유·의류 수출액은 약 46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대비 5.6% 증가한 수치이나, 연초 VITAS가 제시한 목표(약 470~48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요 원인은 미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면화 정책과 미·중 무역 긴장 고조였다. 미국이 신장산 면화를 사용한 제품 수입을 제한하자 중국은 해당 면화를 국내 생산 및 타 시장 수출에 우선 투입하면서 베트남산 원사 수입이 급감했다. 베트남은 중국 원사 시장 점유율 44%를 차지하는 최대 공급국으로, 2025년 원사 수출액은 3.4% 감소한 44억 달러에 그쳤다.

미국은 여전히 베트남 섬유·의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베트남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7.1%(중국 18.2%에 이어 2위), 의류 부문만 놓고 보면 20.9%(중국 15%)로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2025년 8월부터 미국이 베트남산 의류·섬유 제품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부득장 VITAS 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서 "2026년에도 관세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판매가, 납기, 소량 주문 증가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1분기 주문은 이미 협상됐고 2분기 주문 협상이 한창"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브랜드별 불일치한 녹색 규제·기준이다. "한 브랜드에 맞춰 투자했는데 다른 브랜드 기준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장 회장의 지적이다. 판매가 하락 압력과 납기 단축으로 생산·운송 비용이 치솟으면서 기업 이익률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AI·로보스틱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 명의 근로자가 3대의 기계를 운영하고, 로봇 한 대가 5~6명을 대체할 수 있다"는 VITAS 측 설명처럼 기술 투자가 노동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의 핵심 해법으로 부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품 가격 지수 상승이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됐고,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2026년 상반기 섬유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시행 후 영향이 확산되면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 점유율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한국 등 대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가 공세와 한·중 무역 관계 유지를 노린 중국산 섬유가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베트남 수출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본은 2026년 유망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 상품이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중·일 관계 악화 속 베트남 점유율이 서서히 확대되고 있다. 2025년 대일 수출은 약47억 달러(전년比 3%↑)로 CPTPP 내 최대 시장이며, 일본 수입 시장 점유율 18.6%(중국 다음 2위)를 기록했다.
VITAS는 베트남의 광범위한 FTA네트워크(특히 EVFTA)를 강점으로 꼽았다. EVFTA로 EU 진입 관세 대부분이 철폐됐고, 일본·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경쟁국(방글라데시·파키스탄)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장 회장은 "신규 발효 FTA가 시장 다변화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는 공급망 재편, 고부가가치 전환, 기술 투자 확대를 통해 관세·경쟁 압박을 돌파하려는 전략을 본격 가동 중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이익률 축소와 주문 변동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2026년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은 '성장 속 생존 경쟁'의 해가 될 전망이다.
@GMV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