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김상식 감독이 역대급 성과를 거두며 재계약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5년 한 해에만 세 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면서, 몸값 상승과 함께 장기 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동남아 3관왕' 대기록... 박항서 신화 넘어선 '김상식 매직'
21일 축구계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2 대표팀은 최근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33회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 결승전에서 숙적 태국을 3대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김 감독은 동남아 축구 역사상 최초로 한 해에 3개의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지도자가 됐다. 앞서 김 감독은 ▲1월 아세안컵(미쓰비시컵) 우승 ▲7월 동남아 U-23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이번 SEA 게임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박항서 전 감독의 신화를 계승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2026년 5월 계약 만료... VFF "성과 지표 압도적 초과 달성"
김 감독과 베트남축구연맹(VFF)의 기존 2년 계약은 2026년 5월 종료될 예정이다. 통상 계약 만료 3~6개월 전 재계약 협상을 시작하는 관례에 따라, 양측은 내년 초 본격적인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
VFF 내부 기류는 매우 긍정적이다. 김 감독은 부임 당시 설정된 목표치를 모두 '초과 달성'하며 실전 능력을 증명했다. 특히 전술적 유연함과 선수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축구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 '가성비' 넘은 파격 대우 예고... 연봉 현실화가 관건
재계약의 핵심 쟁점은 '연봉 현실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감독의 월급은 약 2만 달러(약 2,700만 원) 수준으로, 동남아 지역 타국가 사령탑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주요 감독 월급 비교 (추정치)
인도네시아(전임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약 8만~9만 달러
태국(마사타다 이시이): 약 3만 2,000 달러
베트남(김상식): 약 2만 달러 (박항서 전 감독 전성기 5만 달러 대비 40% 수준)
업계에서는 김 감독이 보여준 압도적 성과를 고려할 때, 연봉이 최소 2배 이상 상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에이전트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에서 김 감독의 주가가 치솟고 있어, VFF가 그를 붙잡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다음 목표는 '사우디행'... 아시아 무대 시험대
김 감독은 재계약 협상 전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6 AFC U-23 아시안컵' 본선이다. 동남아 무대를 평정한 김 감독이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재계약 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축구계 관계자는 "김 감독과 VFF 모두 동행을 원하는 만큼, 신규 계약 기간과 목표 설정 등 세부 사항 조율만 남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