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라면이 부를 빚었다"... 베트남 억만장자 8인 중 5인의 '라면 성공기'

  • 등록 2026.02.03 12: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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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억만장자 지형도에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최근 포브스(Forbes) 명단에 새로 합류한 인물들을 포함해 총 8명의 달러 억만장자 중 무려 5명이 동유럽에서 '인스턴트 라면' 사업으로 자수성가했다는 사실이다. 배고픈 시절,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로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이들의 드라마틱한 여정을 정리해 본다.

 

1. 우크라이나의 '라면 왕', 팜낫부엉과 그 가족

 

 

빈그룹(Vingroup)의 창업주인 팜낫부엉 회장은 베트남 최초의 억만장자이자 현재까지 부동의 1위이다. 그의 성공 신화는 1990년대 초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시작되었다.

 

  • 미비나(Mivina)의 탄생: 1993년, 부엉 회장은 아내 팜투흐엉 (현 부사장), 처제 팜투이(현 부회장)과 함께 '테크노콤(Technocom)'을 설립하고 '미비나'라는 라면 브랜드를 출시했다.

  • 국민 브랜드 등극: 당시 경제난을 겪던 우크라이나에서 저렴하고 간편한 미비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시장 점유율 97%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나아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몰도바, 폴란드, 독일, 이스라엘 등 전 세계 30여 개국으로 수출망을 넓혔다.

  • 엑시트와 귀환: 2010년, 부엉 회장은 이 사업체를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Nestlé)에 약 1억 5,000만 달러에 매각한 뒤 베트남으로 돌아와 부동산, 전기차(빈패스트)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 이번에 흐엉 부사장과 항 부회장이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며, '라면 창업 멤버 3인'이 모두 억만장자가 되었다.

 

2. 러시아에 라면 문화를 심은 응우옌당꽝

 

 

마산그룹(Masan Group)의 응우옌 당 꽝 회장은 러시아에서 '라면 전도사'로 통했다.

 

  • 러시아인의 입맛을 잡다: 1990년대 초 러시아 유학파 출신인 그는 베트남 교민을 넘어 1억 4,000만 러시아인들에게 인스턴트 라면을 팔기 시작했다.

  • 현지 생산의 힘: 월 3,000만 봉지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며 승승장구했고, 이후 간장, 고추장 등으로 품목을 넓혀 오늘날 베트남 최대 소스·식품 기업인 마산을 일궈냈다. 마산 그룹은 전성기 시절 인스턴트 라면과 고추장 매출이 1억 달러에 달했다. 

  • "배고픈 시절, 사람들의 가장 큰 필요는 배를 채우는 것이었고, 그 답은 라면이었다." - 응우옌당꽝 회장

 

3. '롤톤'의 신화, 응오찌중과 당깍비

 

 

최근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린 응오찌중 VP은행 회장 역시 동유럽 라면 시장의 거물 중 한 명이었다.

 

  • 마산을 꺾은 '롤톤(Rollton)': 그는 러시아에서 '롤톤'이라는 라면 브랜드를 출시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브랜드는 당시 응우옌당꽝 회장의 마산을 시장에서 밀어낼 정도로 강력했다. 2012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회 러시아 연방 베트남 기업인 협회 총회에서 롤톤의 뛰어난 업적이 높이 평가되고 인정받았다. 특히 러시아에 거주하며 일하는 수천 명의 베트남인과 러시아 시민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응오찌둥 회장과 함께, 당깍비 회장(VIB 회장)은 오늘날까지 러시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명 파스타 브랜드 롤톤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 VIB 은행과의 연결고리: 그는 VIB 은행의 당깍비 회장과 함께 롤톤을 운영했다. 당깍비 회장은 현재도 마레벤 푸드 홀딩스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마레벤 푸드 센트럴은 러시아 인스턴트 라면 시장 점유율 46%를 차지하며 연간 20억 개의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 마레벤의 제품은 2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008년, 마레븐 푸드 센트럴의 베트남 소유주들은 지분 33.5%를 일본의 주요 면류 회사인 닛신에 2억 9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8억 8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베트남에서 당깍비 회장과 VIB 은행은 "3 미엔"과 "리바"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베트남 5대 면류 제조업체인 유니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 왜 하필 동유럽의 라면이었나?

 

이들이 1990년대 동유럽에서 라면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1. 시대적 배경: 구소련 붕괴 후 극심한 경제 혼란 속에서 저렴하고 보관이 쉬운 즉석식품 수요가 폭증했다.

  2. 기술의 이식: 베트남의 발달된 건면 제조 기술을 동유럽 현지 입맛에 맞춰 변형(예: 감자 전분 활용)한 전략이 적중했다.

  3. 네트워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유학 간 엘리트 유학생들이 현지 사정에 밝았던 점이 창업의 핵심 자산이 되었다.

 @GMVN

 

[자산 리포트] 베트남 억만장자 8인 시대... 빈그룹 부인·VP은행 회장 등 '뉴 페이스' 등장

백은석 기자 esbaek51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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