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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베트남 구정은 어떤 모습일까?

베트남 명절의 꽃, 설날(Tet)

베트남 사람들이 새해의 달력을 받으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날짜가 있다.
바로 ‘뗏(Tet)’이라고 불리는 베트남의 구정, 즉 설날이다. 베트남의 설은 공식 연휴가 1주일이나 될 정도로 최고의 민족 대명절이다. 베트남의 설은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 한데, 조상의 영혼이 1년에 한번 이승의 집을 찾아 오는 날로 가족들끼리 서로 덕담을 나누고 복 을 기원하며 지낸다. 연휴가 긴 만큼 해외여 행을 다니거나 연인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베트남에 서는 가족들과 함께 하려는 애착이 대단히 크다. 연휴 기간에는 절대 다른 일정을 잡거나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날만큼 은 가족들과 명절 음식을 함께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 긴다. 그래서 365일 운영하는 매장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점과 레스토랑이 문을 열지 않는다. 관례적으로 이 기간에 일을 하면 보상 수당을 3배나 받는데 도 말이다. 요새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 졌지만 아직까지도 설날 당일과 당일 전 후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가 많으니, 이 기간에는 베트남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베트남의 설날 풍경
베트남 설의 풍경은 한국과 굉장히 비슷하다. 특히 세뱃돈을 주는 풍습이 있다는 것을 보고는 굉장히 놀랐다. 베트남 에서는 따로 세배를 하지 않아도 세뱃돈을 주는데, 붉은색 봉투에 돈을 담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액수가 크지 않아도 행운과 부를 의미하는 붉은색 봉투를 주고 받는 것에 큰의미가 있다고 한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봉투를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굉장히 행복해보였다. 설날에는 우리나라처럼 제사를 지낸 뒤 떡이나 술, 과일, 고기 등을 가족들과 나눠 먹는 다. 아침에는 찹쌀로 만든 ‘반쯩(Bánh chưng) 이라는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우리나라의 떡국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베트남 명절에 누군가 에게 초대를 받았다면 집 안에 복숭아 나무나 매화나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로는 문 밖이나 마당에 놓기도 하는데,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장식품이나 덕담, 소원을 적은 종이 봉투가 매달려져있다.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명절을 기념하는 베트남의 오래된 풍습이 다. 북쪽에서는 복숭아 나무를, 남쪽에서는 노란 매화나무를 들이며, 내가 있는 호치민에서는 거리가 온통 노란 매화 물결로 파도처럼 일렁이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설 당일, 밤 12시가 되면 각 지방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 진다. 시내에서는 큰 이벤트성의 불꽃 축제가 열리지만 지방에 따라 소소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해돋이를 보며 신년을 여는 한국의 구정과는 별미로 오토바이 인파와 오색 불꽃을 보며 맞이하는 새해도 생각 보다 운치있었다.


깊은 유교 사상의 나라
아직 유교 사상이 배어있는 나라다보니 설날에 대한 풍습이 몇 가지 있다.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요새는 점점 고전 적인 틀에서 벗어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윗 어른들에게는 지켜야하는 예로 여겨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 설날 전에는 집안을 청소하고 장식한다. 하지만 설 당일에는 청소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베트남에서는 설 전에 청소하는 것을 불행을 털어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설 당일에 청소하는 것은 재산이 새어나갈 징조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2. 설날 전에 선물 받은 옷과 구두는 새해가 되면 입는다. 이는 지난해의 나쁜 기운을 벗고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3. 설 아침에는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을 초대한다. 이는 첫 손님이 신년의 행운과 재산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품이 좋은 사람이나 신년과 궁합이 맞는 출생의 사람을 초대한다. 만약 초대받지 않았다면 이른 시간에 지인이나 친척 집에 가는 것은 피해야한다.
4. 검은 옷이나 흰 색 옷을 입는 것을 금지한다. 이는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여기는데, 알아두면 좋은 상식이다.
그 밖에도 새우, 오리고기나 개고기, 잉어 등 새해에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들이 있고, 설 기간에는 누구도 초대하지 않는 일부 지역의 풍습도 있다. 새해 첫 날에 금기하는 것들은 미신보다 풍습에 가깝다는 말이 있는데, 유교 사상이 꽤 깊이 박힌 나라인 만큼 이런 문화는 사회가 변해도 오래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 뗏 코너 전격 오픈!
베트남에서는 가족과 지인, 혹은 사업파트너들에게 설 선물을 주는 것이 전통적인 문화이다. 기업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자사 직원들에게 설 선물을 증정하는 곳이 상당히 많다. 이러다보니 설 연휴가 되면 마트는 상품 코너들이 싹비워질 정도로 엄청난 수요가 일어나는데, 이에 따라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 이 활성화 되고나서부터 각종 인터넷 쇼핑몰들은 설날 마다 소비자들을 위한 ‘뗏 코너’를 개장한다. 설 준비를 위한 식료품, 화장품, 의류 등 여러 상품들의 대규모 할인이 이뤄지 고, 수많은 이벤트를 진행된다. 마치 그 모습이 블랙프라이 데이를 연상시켰다. 베트남 최고의 온라인 쇼핑몰 Shopee 는 뗏 코너를 열고 화장품, 식료품, 엄마와 아기, 행운을 찾는 날 등 품목별 주제별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Sen do와 Shopee 외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뗏코너를 추가하고 마케팅을 펼친다. Adayroi는 설 한달전부터 '설날 왔다'는 제목의 코너를 개장했으며, 설전까지 운영 한다. Tiki의 '설날 준비', Lotte의 '설날 할인' 코너는 각각 문을 열었다. 대규모 쇼핑몰 Lazada는 'Lazada 전자 시티' 와 'Lazada Supermarket'이라는 뗏 코너를 오픈했다. 신속 배송, 무료 배송, 뗏 기간에도 배송 역시 모든 업체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Tiki만 시행해 온 2시 간내 배송을 다른 업체들도 채택, Adayroi는 2시간내 배송, Shopee는 4시간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Shopee 와 Sen Do는 무료 배송을, Lotte와 Tiki는 뗏 기간에도 배 송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베트남의 스마트 보급률이 높아 짐에 따라 이런 이벤트는 더욱 더 성행하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설에 이런 대규모 소비가 이뤄지는 것은 연말 보너스와 인센티브, 설 보너스 등이 한꺼번에 지급 되는 연말과도 맞물리기 때문인데, 지갑이 두둑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 팅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뗏을 앞두고 가족과 지인, 혹은 사업 파트너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것은 베트남의 전통적인 문화다. 많은 베트남인들은 뗏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1년간 돈을 모으기도 한다. 베트남인들은 설 선물에 물질적인 가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다. 선물을 통해 감사와 정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설 선물에 행운과 복이 깃들어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전달함으로써 받는 이의 새해 행복과 사업 번창을 기원한다.

베트남에도 고부갈등이 있을까?
고부갈등을 다룬 드라마 ‘쏭 쭝 버이 메 쫑’, 베트남 내에서 폭발적인 인기 끌어
베트남에서 결혼한 부부가 설 명절이 오면 남자쪽집을 먼저 방문하고 그다음에 여자쪽 집을 방문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이다. 베트남도 우리나라의 풍습과 마찬가지로 대가족들이 모이면 대부분 여자들이 제사 음식을 준비 하는데, 온종일 일을 하다보니 고부간의 갈등도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난다. 시집 살이가 있는 아시아 특성상 마찰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며느리와 시부모의 마찰로 명절 이후 다툼으로 인한 헤어짐이 심각하게 일어나니 한국의 명절 이후 이혼이 늘어나는 것과 비슷하여 어느 나라이든 고부간의 갈등은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왔다.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 마인 ‘쏭 쭝 버이 메 쫑(Sống chung với mẹ chồng)’이란 드라마 제목만 봐도. 직역하자면 ‘남편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요’ 라는 의미인데 주인공이 예기치 못하게 시어머니와 한집에 살게 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려낸 작품인데 악독한 시어머니와 온순한 며느리, 그리고 그 가운데 낀무기력한 아들이 등장해서 갈등을 빚는 내용은 한국의 아침에 자주 등장하는 드라마의 줄거리를 떠올리게 한다. 소위 말하는 막장임이 분명한 이 드라마에 많은 사람이 열광한 이유는 그것이 현재의 베트남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이어지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드라마는 방영 내내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2017년 베트남 구글 검색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인터넷에는 드라마에 대한 공감과 분노의 글이 꾸준히 오르내린다. 과연 이 드라마의 어떤 점이 시청자 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사실 베트남에서의 고부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집살이로 인한 고부간의 마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순종과 복종을 미덕으로 알던 시부모 세대와 자의식을 가지고 성장한 며느리 세대에서 벌어지는 가치관 차이가 주 원인이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냥 지나칠 문제만은 아니기에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새해를 맞이해 가족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는 설날, ‘복’을 선물하고 선물 받는 풍습에서는 1년 동안 서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음을 알수 있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 서로에 대해 덕담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본래의 의미인 것처럼, 이 날만큼은 모든 사람이 갈등에서 벗어나 행복한 시간으로 설을 지낼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 본다.

(유혜전 대표 기고)

 

*유혜전 대표

미스터그룹 유혜전은 미스터 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해 베트남에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창업컨설팅 △온‧오프라인 마케팅 △광고대행 △시장조사 등 현지 창업에 관련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ffice. Mr. Commmunication, R4 65 Khu Phố Hưng Phước 2 Tân Phong Quận 7, HCMC Tel. 070 501 1269 KakaoTalk ID. kcpro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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