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CBRE 베트남이 9일 “고급·럭셔리 아파트 가격이 실질 구매력을 크게 벗어나면서 거품(bubble)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CBRE 베트남 주택시장 본부장 보후인뚜언끼엣(Vo Huynh Tuan Kiet)은 이날 열린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를 창조하다’ 주택포럼에서 “올해 3분기만 해도 호치민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15~18% 급등했고, 연간 상승률은 35~45%에 달한다”며 평방미터당 평균 9000만 동, 신규 공급의 70%가 고급·럭셔리 세그먼트”이며, 대부분 도시 거주자 평균 소득을 크게 웃도는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고 한다.
나이트 프랭크 베트남(Knight Frank Vietnam)의 자료에 따르면 호치민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제곱미터당 약 9,600만 동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8.8% 상승했다. 이 중 약 60%의 매물이 평방미터당 1억 동을 넘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제곱미터당 6,000만 동을 넘었다. 고급 주택 공급이 중저가 및 고급 주택 시장을 압도하면서 올해 들어 가격이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끼엣 본부장은 “10년 전 중국 부동산처럼 투기성 거래가 늘고, 가격이 실수요를 완전히 초월하면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거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방미터당 2억~2억5000만 동 수준으로 올라가면 제품 품질과 평균 소득에 맞지 않아 매도자는 가격을 내리지 않고, 매수자는 위험을 느껴 거래가 얼어붙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BRE 베트남 대표이사 두옹투이둥(Duong Thuy Dung)은 “전체 시장의 거품 위험은 아직 낮다”면서도 “고급 세그먼트만 놓고 보면 위험 신호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중국과 달리 베트남은 최근 3년간 호치민시 연평균 공급이 2만 채 미만으로 2018~2021년(3만~4만 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법적 병목·중심지 토지 부족 등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근본 차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가격이 소득을 계속 초과하면 ‘유동성 병목’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투기 자금에 의존하는 고급 시장이 특히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다만 △부동산세 도입 검토 △투기 제한 정책 △사회주택·중저 △법적 정비 및 기존 프로젝트 재개와 같은 정부의 선제적 규제 움직임이 희망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조치들은 “시장 과열 방지 밸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CBRE는 투자자들에게 “단기 차익보다 실거주·임대 수익 등 실질 가치에 집중하라”고 권고했다. 법적 문제가 없고 인프라가 완비된 지역, 경제 성장률에 맞는 가격대의 상품이 장기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서핑’에서 ‘가치 투자’로 사고를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2025~2026년이 고점인지 저점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무리한 레버리지는 가장 큰 위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