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2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식 탈퇴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재가입이나 옵저버 자격 참여 계획도 전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보건복지부(HHS)와 국무부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은 세계보건기구 회원국 지위를 종료하며, 향후 제한적 협력 외에는 어떠한 형태의 참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미국 당국자는 “옵저버로 참가할 계획도, 다시 가입할 계획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발동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타 글로벌 보건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일부 회원국의 부당한 정치적 영향력에서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필요한 긴급 개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앞으로 국제기구를 통하지 않고 각국 정부와 직접 협력해 질병 감시, 공중보건 우선순위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 WHO 재정 위기 심화… 직원 25% 감축 전망
미국의 탈퇴로 WHO는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다. 제네바 WHO 본부는 이미 경영진을 절반으로 줄이고, 전 조직 예산을 대폭 삭감했으며, 올해 중반까지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감원할 계획이다.
미국은 WHO 탈퇴 1년 전 통보 의무를 이행했으며, 미납 회비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는 규정도 따랐다. 그러나 WHO 측은 2024~2025년 회비 미납액이1억 3,300만 달러(약 1,900억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당국자는 “법적으로 탈퇴 전에 선납 의무는 없다”며 “미국 국민은 이미 충분히, 아니 과도하게 부담했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국은 매년 WHO에 정회원 회비로 평균 1억 1,100만 달러, 자발적 기여금으로 약 5억 7,000만 달러를 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 권한으로 앞으로 모든 정부 자원 이전을 중단시켰다.
◇ “글로벌 보건 체계 붕괴 우려”… 전문가들 강력 비판
1948년 4월 설립된 WHO는 소아마비·천연두·에볼라 등 글로벌 보건 위협 대응을 조율하고, 저소득 국가에 기술 지원·백신·치료제 공급, 전문 치료 지침을 제공하는 유엔 산하 보건 전문기구다. 현재 거의 모든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탈퇴가 국제 보건 협력에 중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감염병학회(IDSA) 로널드 나하스 회장은 이번 결정을 “근시안적이고 잘못된, 과학적으로 무모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블룸버그 필란트로피 공중보건 프로그램 책임자 켈리 헤닝은 “WHO 탈퇴는 세계가 질병 탐지·예방·대응을 위해 의존하는 시스템과 협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소아마비 박멸 사업, 모자보건 프로그램, 신종 바이러스 위협 탐지 연구 등 다수의 글로벌 보건 이니셔티브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WHO와의 정보 공유 및 협력 방식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가운데, 국제사회는 새로운 보건 거버넌스 공백에 직면하게 됐다.
@GMVN(로이터,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