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국제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면 연간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이는 연 GDP 성장률에 0.3%포인트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후변화국(농업환경부 산하) 기술지원 전문가팀이 탄소배출권 가격을 47달러로 가정하고, 국제 판매 비율 상한 70%, 56개 유효 배출권 생성 조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다.
23일 오후 탄소거래소 개발 영향 평가 워크숍에서 정책개발아카데미 호꽁호아 전문가는 "47달러는 고가 시나리오에 따른 계산"이라며 "저가(20.5달러)와 중간(33.8달러) 시나리오에서는 수익이 각각 6억달러와 12억달러로 추정되며, 세금과 거래 수수료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거래 수수료는 수익의 2%로 예상되며, 국가 예산에 최대 1040만달러를 기여할 수 있다.
분야별로는 산업·에너지·폐기물 처리 부문이 저비용 배출 감축으로 주요 수혜자가 될 전망이며, 농업·임업 부문은 투자 비용이 높아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가격 시나리오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 프로그램(Corsia)과 싱가포르·일본·한국 등 거래 파트너 시장의 평균 거래 수준을 참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외 '여유분' 균형을 강조했다. 그린클라이밋 크리에이션(GreenCIC) 응우옌 홍 로안 대표는 "2015 파리기후협정의 '상응 조정' 규정에 따라 구매국은 배출량을 차감하고 판매국은 추가로 반영해야 하므로 중복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베트남은 과도한 판매로 파리협정 배출 감축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위험이 있으며, 해외 시장 주문 매칭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변화국 응우옌 뚜안꽝부국장은 "베트남항공과 비엣젯항공 등 항공사들이 Corsia 프로그램 준수를 위해 내년부터 230만 배출권을 필요로 할 전망"이라며 "국내 공급 불균형 시 고가 해외 배출권 구매가 불가피하다"고 예시를 들었다.
자문팀은 2030년까지 해외 배출권 '여유분'을 50%로 유지해 국가 감축 목표를 보장하고, 이후 탄소시장과 기후 목표 호환 시 70%로 상향할 것을 권고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탄소거래소(ETS) 설립으로 상장 기업들의 배출 감축 재정 부담이 줄어든다. 계산에 따르면 화력발전·시멘트·철강 기업들이 할당 온실가스 쿼터의 30%를 상쇄 배출권 구매로 대체하면 준수 비용이 4억2000만달러 이상에서 7000만달러로 감소한다. 직접 감축 투자 대신 저가 배출권 구매로 재정·기술 준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2028년 이후 상쇄 배출권 상한을 20%로, 2030년부터 10%로 점진적 축소를 제안하며 기업들의 직접 배출 감축을 장려했다.
탄소거래소는 넷제로 배출 경로를 지원하는 가격 도구로, 2020~2024년 국가 수는 50% 증가한 37개로, 총 수익은 250억달러에서 69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
베트남은 국내 거래소 정책 체계를 완비 중이며, 올해 말부터 2028년까지 시범 운영 후 2029년 공식 가동할 예정이다. 대상은 화력발전·시멘트·철강 3개 부문 200여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시장 참여가 베트남의 녹색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지만, 국제·국내 균형과 위험 관리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