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잘만 치면...
실력에 맞는 홀 목표
핸디캡 숫자는 욕심의숫자
골프 라운드가 잡힌 전날 밤의 설렘은 주말골퍼라면 누구나 경험 했을 것입니다. 초보 골퍼일 경우 잠을 쉬이 못 들기도 합니다. 서둘러 잠을 청해보지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골프장의 풍경 속에서 잠은 오지 않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상상의 나래 속에서 18홀 라운드를 돌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 할 것입니다. 그렇게 상상의 라운드를 멋지게 돌고 난 후에야 잠이 드는 게 주말 골퍼의 라운드 전날 밤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저 역시 아직도 라운드 전 날이면 소풍가는 아이 마냥 들떠서 설렘과 기대를 안고 잠을 청하곤 합니다.
이렇게 설렘과 기대를 안고 골프장에 도착해서 서둘러 1번 티잉 그라운드로 향합니다.
지난 주 내내 줄곧 드라이브샷만 다듬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드라이브샷에 대한 확신이 충만하고, 게다가 어젯밤 잠자기 전에 이미 상상의 라운드 속에서 "파"를 기록한 홀이기에 더욱 더 충만한 자신감으로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섭니다.
멀리 보이는 페어웨이 벙커를 훌쩍 넘기는 멋진 드라이브샷으로 230야드 정도 치고, 세컨샷은 대충 7번 아니면 8번으로 가볍게 온 그린 시키고, 그리고 두 번의 퍼팅으로 마무리해서 첫 홀을 멋지게 "파"를 기록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인 양 힘차게 드라이브샷을 날립니다.
아뿔싸, 그만 힘이 너무 들어가서 드라이브가 오른쪽으로 심하게 슬라이스가 나면서 카트길 쪽으로 볼이 날아 가버립니다. 다행히 나무 밑이지만 볼은 칠 수가 있어 보입니다.
남은 거리가 180야드 정도지만 그린의 깃발이 보이는 상황, 그린의 좌우에 커다란 벙커가 있지만, 잘 치면 온 그린이 될 것 같아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과감히 투온을 노리고 5번 우드를 꺼내 잡습니다. 심기일전해서 힘껏 친 볼이 이번에는 어이없게도 토핑이 나면서 5,60야드 정도 굴러가서 러프 속에 들어가 멈추고 맙니다.
그러나 다행히 러프 깊이 들어가지는 않아서 충분히 칠 수 있을 것 같은 상태, 잠시 흔들린 마음을 다잡고 120야드의 샷을 9번 아이언으로 멋지게 쳐서 핀 가까이 붙여 파를 하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샷을 준비를 합니다.
이미 투온은 물 건너 간 상태인지라, 이번 서드샷을 핀 가까이에 붙여 멋지게 "파" 세이브를 해내겠다는 의지로 회심의 서드샷을 날립니다. 그런데 별로 깊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 같이 보였던 볼이 제대로 안 맞았는지 약간의 뒤땅이 일어나면서 짧게 날아가서는 그린 오른쪽 벙커 안으로 들어 가 버렸습니다.
이젠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며 스스로를 토닥거리며 벙커샷을 준비합니다. 오로지 이제 믿을 것은 볼이 핀 가까이 붙어 다행히 "보기"라도 했으면 하는 희망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보기"를 목표로 했던, 간절한 그 벙커샷마저도 허무하게도 깃대를 훌쩍 넘어 그린 밖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상심한 마음을 안고 피치 샷을 한 볼은 아쉽게 홀에서 7,8야드 근처에 섰습니다. 허무한 마음에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며 자책어린 깊은 한숨을 내쉬며 퍼팅 준비를 합니다.

1퍼팅으로 끝내기에는 조금은 먼 위치의 볼을 쳐다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다행히 1퍼팅이면 감사해하고 2퍼팅으로 마치더라도 자책은 차지 말자하며 스스로를 달래며 퍼팅을 합니다. 편한 마음으로 퍼팅을 해서인지 운 좋게 1퍼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어렵게 첫 홀을 "더블보기"로 끝냈습니다.
위의 저런 상황은 많은 주말골퍼가 자주 경험하고 겪었을 것 같습니다.
보기플레이 핸디캡의 주말골퍼가 저런 상황에서 만들어낸 "더블보기"가 과연 불만스런 결과일까요?
필자는 보기플레이 핸디캡의 주말 골퍼가 저런 상황에서 "더블보기"를 했다고 실망을 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플레이된 내용은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어도 결과는 그렇게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상황에서 "파"를 기록 할 정도라면 그분은 이미 싱글핸디캡의 플레이어라고 필자는 확신합니다.
보기플레이어 주말골퍼가 저 상황에서 "파"를 기록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애초에 티잉그라운드에서 본인의 실력인 보기플레이어답게 "보기"를 목표로 안전하게 3온 2펏 전략으로 200야드 안팎의 안전한 티샷을 하고, 세컨샷은 그린주위의 벙커에 미치지 않게 깃대앞 2,30야드 앞둔 안전한 페어웨이 지역을 선택해서 7,8번 아이언을 선택해서 샷을 하고, 약간의 미스 샷이 나서 볼이 홀로부터 3,40야드 정도에 볼이 정지했다 하더라도 무리 없이 온 그린에 성공해서 투펏으로 마무리했다면 본인의 핸디인 "보기"는 무리없이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수는 실수한 샷을 본인의 실력으로 생각하고, 하수는 어쩌다 잘 맞은 샷을 본인의 실력으로 믿는것 같습니다.
착각은 하수일수록 잘 하게 되는 게 세상 원리 인 듯합니다. "잘 만 치면" 이라는 유혹을 떨쳐 버리고 본인의 실력에 맞는 홀의 목표를 정해서 라운드를 한다면 본인도 모르게 줄어드는 점수를 확인 하실수 있을겁니다.
숫자로 표기 된 핸디캡은 욕심의 숫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금씩 욕심을 내려 놓다 보면 어느새 훌쩍 줄어 든 욕심만큼의 핸디캡이 되어 있을것이란 말씀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GMVN(남호환의 골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