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비자들의 '손가락'이 거대 배달 플랫폼 시장을 키우고 있다. 앱을 통한 음식 주문액이 연간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를 넘어서며 일상적인 소비 패턴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 1년 새 19% 급성장... '그랩·쇼피' 철옹성
28일 싱가포르 벤처 캐피털 모멘텀 웍스(Momentum Works)가 발표한 제6회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의 총 상품 판매액(GMV)은 약 2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4년 대비 19% 성장한 수치다.
시장은 사실상 '양강 체제'다. 그랩푸드(GrabFood)와 쇼피푸드(ShopeeFood)가 각각 시장 점유율 48%를 차지하며 전체 시장의 96%를 장악했다. 토종 플랫폼인 비푸드(beFood)는 4%의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다.
구글과 테마섹 등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호출을 포함한 전체 배달 시장 규모는 2030년 9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보여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 "할인 없으면 안 써"… 글로벌 강자들도 줄줄이 '항복'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이면에는 피 말리는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덕분에 수요는 확실하지만, 소비자들의 낮은 충성도와 프로모션 의존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배달의민족(배민)은 2023년 말 수익성 악화로 4년 만에 짐을 쌌고, 인도네시아의 공룡 플랫폼 고젝(Gojek) 역시 작년 9월 베트남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현지 플랫폼인 로쉽(Loship)마저 운영을 중단하며 자금력을 앞세운 거대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 AI 마케팅 vs 전기차 생태계... '제2라운드' 개막
살아남은 자들의 전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랩은 단체 주문 기능과 오프라인 매장 할인권을 연계한 '락인(Lock-in)'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쇼피는 AI 기술을 활용한 라이브 스트리밍과 맞춤형 큐레이션으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 변수로 등장한 것이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Vingroup) 계열의 싼 SM 응온(Xanh SM Ngon)이다. 전기차 호출 서비스를 기반으로 배달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그랩-쇼피'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장간리 모멘텀 웍스 CEO는 "단순한 배달 대행을 넘어 외식 소비 데이터를 활용한 '수요 조정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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