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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

테저이디동(The Gioi Di Dong), 전자상거래 재도전… “쇼피·틱톡숍과 다른 길 간다”

베트남 최대 리테일 그룹 테저이디동(The Gioi Di Dong·MWG)이 수년간의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접고 전자상거래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출혈 경쟁’ 대신 오프라인 생태계와 브랜드 신뢰도를 앞세운 정면 승부다.

 

 

“돈 태우는 시장 점유율 경쟁 안 한다”… MWG의 다른 계산법

 

그룹은 단순한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서비스를 통합한 ‘슈퍼 플랫폼(super platform)’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목표는 쇼피(Shopee)·틱톡숍(TikTok Shop)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대형 플랫폼과 정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테저이디동 전자상거래 총괄 후인반톳(Huynh Van Tot) 이사는 최근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은 가짜 상품과 덤핑 가격 경쟁으로 신뢰가 무너진 상태”라며 “MWG의 목표는 소비자가 ‘진짜 상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식 브랜드 제품을 반값에 파는 ‘짝퉁 판매자’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정품만을 거래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양심적이고 발전 가능한 장터 만들 것”

 

MWG는 이번 신규 플랫폼을 자사 제품뿐 아니라 외부 기업에도 개방할 계획이다. 다만 등록 전 ‘신뢰도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하며, 검증된 판매자만 입점이 가능하다. 후인반톳 이사는 “우리 플랫폼은 ‘정직하고 따뜻하며 성장 가능한 장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600만 고객 보유한 ‘VIP Gift’ 앱, 슈퍼앱으로 진화

 

MWG의 도안반히에우엠(Doan Van Hieu Em) CEO는 지난 5월 하노이 행사에서 “전자상거래 시장 재진입을 공식화한다”고 발표했다. 핵심 전략은 기존 VIP Gift 앱을 ‘슈퍼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원래 VIP Gift는 고객 보상·포인트 관리용 앱이었지만, 현재 이용자는 1,600만 명에 달한다. MWG는 여기에 스마트폰·가전·의약품·식품·유아용품 등 자사 주요 유통 브랜드(디엔마이싼, 아바키즈, 안캉 등)를 통합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쇼핑이 가능한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배송 추적·설치 서비스·품질평가·보증·정기 청소 등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통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안반히에우엠 CEO는 “VIP Gift는 향후 진정한 의미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거 실패의 교훈… “이번엔 다르다”

 

테저이디동은 2016년 VuiVui.com이라는 플랫폼을 출범했지만, 쇼피·라자다 등 자금력이 막강한 경쟁자들과의 격전 끝에 2018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도안반히에우엠 CEO는 “지금은 7년 전과 완전히 다른 시장 환경”이라며 “이번엔 MWG만의 강력한 오프라인 네트워크와 사후 서비스 체계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전국 매장은 동시에 물류 거점으로 기능해 배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것”이라며, “판매·배송·설치가 따로 노는 기존 전자상거래의 복잡함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쇼피·틱톡숍 안 한다”… 독자 노선 선언

 

MWG는 현재 쇼피나 틱톡숍, 라자다와 같은 외부 채널을 통한 판매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유는 “이들 플랫폼의 매출 효율이 낮고 수수료·할인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시장 재편의 ‘골든 타임’ 노린다

 

MWG의 복귀 시점은 시장 변화와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기관 메트릭(Metric)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베트남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했지만, 판매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컴퓨터·노트북 분야 판매자는 7.4%, 스포츠·관광 분야는 8.9% 줄었다. 즉, ‘무분별한 셀러 시대’가 끝나고 규모와 신뢰도를 갖춘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 신뢰는 공식 스토어로 이동 중이다. 2025년 3분기 ‘Vinamilk Official’ 매출은 200%, ‘Apple Flagship Store’는 112%, ‘TH True Milk’는 10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시장은 ‘정품·품질·신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MWG처럼 강력한 브랜드와 전국 오프라인 기반을 가진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결국 테저이디동의 승부수는 기술이 아닌 ‘신뢰’다.


출혈 경쟁이 아닌 신뢰의 경제에서, MWG가 다시 한 번 전자상거래의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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