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대표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하이랜즈 커피를 운영하는 비엣타이 인터내셔널 그룹(VTI 그룹)이 한국 1위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 베트남 법인을 합병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번 합병은 2025년 4월부터 공식 적용되며, VTI 그룹이 다각화된 식음료(F&B)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파리바게뜨, VTI의 포트폴리오에 합류
VTI 그룹은 공식 링크드인 발표를 통해 “2025년 4월부터 파리바게뜨를 그룹의 새로운 일원으로 맞이한다”며, 이번 합병이 “세계 최고를 베트남으로, 베트남 최고를 세계로”라는 그룹의 미션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2012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9~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고급 베이커리와 현대적 카페 공간을 결합한 모델로 젊은 층과 사무직 근로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모회사 SPC그룹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한국을 제외한 11개국에서 5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글로벌 1만2000개 매장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내 매장은 현재 10개로, 이번 합병을 통해 VTI의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F&B 생태계 구축과 크로스셀링 전략
VTI 그룹은 이미 하이랜즈 커피, 포24, 더 커피 빈 앤 티 리프, 졸리비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파리바게뜨 합병으로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을 고객 세그먼트를 명확히 나누고 크로스셀링 기회를 창출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한다.
컨셉츠 아카데미의 스티븐빈응우옌(Steven Binh Nguyen) 디렉터는 “이번 합병은 VTI가 고객의 하루 모든 순간을 아우르는 F&B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도적 행보”라며, “골든 게이트나 더 커피 하우스와 같은 경쟁사들이 유사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리바게뜨가 “한국적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며 젊은 가족, Z세대, 선물용 제품을 찾는 사무직 근로자들을 타겟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VTI의 세그먼트별 브랜드 포지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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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시장: 하이랜즈 커피(현대적 베트남 커피, 합리적 가격)와 졸리비(가족 중심의 패스트푸드)는 청년, 학생, 중산층 가정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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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 파리바게뜨는 한국적 감성의 베이커리와 스낵 경험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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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세그먼트: 더 커피 빈 앤 티 리프는 고소득층과 외국인을 위한 국제적 프리미엄 커피·차 경험을 강조.
전략적 시너지와 과제
응우옌 디렉터는 “파리바게뜨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모델은 글로벌 품질 표준과 제품 혁신을 보장한다”며, VTI가 이를 활용해 하이랜즈 커피나 더 커피 빈 앤 티 리프 고객의 평균 객단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하이랜즈 커피 매장에서 파리바게뜨의 프리미엄 디저트를 판매하거나, 통합된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간 고객 이동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 VTI의 시스템 내 크로스셀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이랜즈 앱에서 졸리비나 파리바게뜨 제품을 찾을 수 없는 등 브랜드 간 연계가 아직 미흡하다. 이에 따라 VTI는 통합 마케팅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 경쟁과 전망
베트남 F&B 시장은 젊은 인구와 증가하는 가처분 소득을 바탕으로 급성장 중이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골든 게이트, 더 커피 하우스 등 경쟁사들이 유사한 다브랜드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VTI는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와 하이랜즈 커피의 강력한 시장 입지를 활용해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VTI 그룹의 이번 합병은 단순한 브랜드 추가를 넘어, 명확한 고객 세분화와 통합된 생태계 구축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야심 찬 행보로 평가된다. 업계는 VTI가 향후 브랜드 간 연계를 강화하고 매장 확장을 통해 베트남 F&B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